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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및 강좌(Essays & Tips on Photography)

칼짜이스 쓰면 좋은 사진 찍을 수 있냐구요?




일전에 써놓은 글인데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내용은 진부하구요 ㅎ


조금 직설적이라면 직설적일런지도...






 


위의 사진에 있는 장비들은 제가 몇 달동안 써봤던 장비들입니다

지금은 없어요 ㅎㅎㅎ


음...

칼짜이스 쓰면 머 좋은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라고 제목을 썼는데요.

소니 칼짜이스는 진짜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그냥 비싼 장비의 대명사로서 적어보았습니다.


라이카 썼으면 라이카가 대신 등장 했을 겁니다.

여기서 일단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하는가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1> 화질 좋은 사진

2> 보정 안한 사진

3> 발품 많이 팔고 춥고 더운데 고생해서 찍은 사진

4> 보기 드문 피사체를 찍은 사진

5> 피사체의 포스가 강렬한 사진(연예인 또는 뭐 비슷한 부류)

6> 아이디어가 기발한 사진

7> 색감,노출조절등의 기술적 테크닉이 우수한 사진

8> 소박하지만 휴머니즘적 감동과 이야기가 느껴지는 사진

9> 평상시 촬영자의 좋은 인품과 친화력이 발휘되어 좋은 접근성이 보이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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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 사진의 기준이란 참 다양한 거 같습니다.


저의 개인적 취향에서는 대략 6,7,8,9 번이 복합적으로 구현된 사진이 정말 좋게 느껴집니다.



제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장비의 힘 만으로는 위에서 말한 모든 좋은 사진의 기준들을 다 만족시키지는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대신 좀 더 표현영역이 다양해지고, 같은 사진도 조금 덜 고생하며 편하게 찍을 수는 있겠지요.

또한,  장르나 상황에 따라서 장비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영역도 있는 듯 합니다.

반면에 굳이 장비의 힘이 그리 필요치 않은 사진영역도 있는 듯 하구요.


근데 간혹 보면 실력만 있으면 장비의 결함마져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장비의 단점이나 결함지적에 대해서도 입닥치고 그런 시간에 사진 한장이라도 더 찍으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일명 고수(?)분들도 보이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으로 사진가도 결국 카메라장비회사의 일개 소비자이기에 이런 극단적인 태도는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는 아니라고 봅니다.



뭐 횡설수설 했습니다만

저의 경우

딱히 특정 장비의 기능이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닌,

흔히 말하는 일반적 상황에서는, 좋은 장비 써봐도 대가리가 비어있으니 빈깡통처럼 요란한 사진만 나오는 거 같습니다.

여름 한철용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화질 좀 좋고해서 보기엔 좋아보이지만


잠깐 뒤면 급속히 잊혀져 기억이 희미한

그런 사진들 말입니다.






저 장비들 써보기전부터 뭐 큰 기대 안했습니다만

역시나 그렇더군요 ㅎㅎㅎ

주변부 화질 조금~ 좋아지고 사람들이 제 사진보다는 장비를 좀 더 쳐다보고 ㅎㅎ

뭐 그정도였습니다.

사람이 그대론데, 사진이 획기적으로 변할리가 없음을 이 장비들을 쓰기 전에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죠.

하지만 많은 카메라 회사들이 이 사실을 덮어버립니다. 그래야 신제품 또는 고급제품을 팔아 먹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전략에 잘 넘어 가죠. 특히 한국사람들은 더더욱 잘 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파올로 펠레그린이 모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좋은 인품의 사진가가 좋은 사진을 찍을 확률이 높다" 는 말이 참 와닿더라구요.


그리고 저 말 앞에서 참 작아지는 저를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