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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세이 및 강좌(Essays & Tips on Photography)

당신의 카메라가 부끄러우세요? - 카메라, 사진, 장비병에 대하여


 

 

 

  

 

먼저 아래의 글을 보고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http://media.daum.net/economic/others/view.html?cateid=1041&newsid=20110725030212390&p=chosunbiz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10723003009



 

참고로 장비병에 대한 비판적 시각의 글은

카메라 회사나 카메라 회사 직원 내지는 알바들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글이다.

마치 전쟁무기 제조사들이 '평화'를 혐오하는 것 처럼...

 

카메라회사들이 

장비병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글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하기까지 하다.

카메라회사들에게 장비병은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한 존재이다.

이 장비병이 아니면 어떻게 소비자들로 하여금 지금 있는 멀쩡한 카메라를 내치고

비싼 신상품을 구입하게 만들겠는가 ㅎ

물론 꼭 필요한 기능이 있어서 새 카메라를 사는 일반인도 있겠지만

장비병 환자들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바꿈질을 위해 새 카메라를 '영입'하는 경우가 늘어날 테니 

카메라 회사들 매출에 기여하는 바가 커질 것이다. 

 






타인의 카메라만을 보고도 주눅이 들고 그것이 부러워 진다면?

반대로 자기 카메라보다 저렴한 타인의 카메라를 보고 우월감을 느낀다면?

 

아마도 당신의 카메라는, 예술적 표현욕구 발산을 위한 도구가 아닌,

악세사리로서의 비중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혹은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사진가로서, 뚜렷한 주관이 정립되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다.

한마디로, 아직 사진에 대한 생각이 얕을 뿐더러,

사진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부족한 것이라고 보여지기도 한다.

참고로

카 메 라 는  사 진 의  동 의 어 가  아 니 다.

착 각 하 지 마 라 !



비싼 카메라보면 위축된다고요?

때는 2010년 아직 니콘 D700 거품이 덜 빠진 시기여서 나름 비싼 카메라로 인식되던 시기였다.

지하철 역 에스컬레이터 옆에서 시덥잖은 스냅사진을 몇 장 촬영하는 도중에 생긴 일이다.

물론 나는 촬영에 정신이 팔려 상황을 인지조차 못했지만, 옆에 같이 있었던 아내에게서 들었다.

내가 최근 잠깐 빌려쓰고 있는 니콘 D700을 들고 촬영할 때,



맞은편  에스컬레이터에 탄 어떤 남자대학생이 캐논 보급기로 추정되는

카메라로 여친을 촬영하려고 렌즈캡을 빼고 카메라를 들었다가

마침 마주치던 에스컬레이터에서 촬영 중이던 내 카메라의 기종을 확인하고는

"후~~~"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 근처까지 들었던 카메라를 허리춤 아래로 내렸다고 한다.


.

.

.


이게 무슨 일인가???




여기서 진정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당신의 카메라가 아니라, 

당신의 사진에 대한 주관이나 세계관의 부재이고,

당신의 사진에 대한 자존감 부족이다.


당신의 카메라가 한심한 게 전혀 아니다.


되려 당신의 그런 행동이 한심하고 일견 측은하기까지도 하다!


.

.

.



본인의 경우에는 사진에 취미를 붙였던 초기부터 동호회 오프라인모임 등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었다.

촬영도 주로 집 근처에서, 직장에서, 출퇴근 길에 많이 했던터라

찍사들이 붐비는 유명출사지에 촬영하러 갔던 적이 거의 없었던 관계로

딱히 장비가지고 남한테서 무시당한 경험이 별로 없는데



가끔 장비로 나를 무시하려는 사람들을 대할 때면

난 속으로 그들의 덜떨어진 인격과 그들의 텅빈 가슴과 머리를 비웃고 무시해준다.

'하이고~ 지질이도 못난 것들...ㅉㅉㅉ'

하지만, 다른 한 켠으로는 일종의 문화지체현상를 겪고 있는 환자들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각설하고 다시 지하철 그 남자의 얘기로 돌아가서, 아래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만약에 내가 구닥다리 똑딱이로 촬영을 하고 있었다면? ㅋ


아마도 그 남자,..

정반대로 은근히 우월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최소한 다시 카메라를 아래로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이는 마치 여자들이 다른 여자들의 명품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 싶다.

주변에 자기보다 싼 핸드백을 들고 있는 사람뿐이면 안도감 내지는 우월감을 은근히 즐긴다거나

정반대의 상황에서는 괜히 주눅들거나 질투하거나 ㅎ



여자들에게 옷과 핸드백이 있다면, 남자들에겐 카메라와 자동차가 있는 거 같다

(샤넬 핸드백 = 니 라이카 카메라 ㅎㅎ)

웃긴 건 주로 이런 사회분위기가 동북아권에서 두드러지는 성향을 보인다는 거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받아온 교육의 차이가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게 아닌가 싶다.

올바른 교육을 통해 자아존중감과 자기정체성이 확립된 사람이라면

이렇게 주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무리해가며 명품이나 고가의 소지품을

구매하는 행동을 잘 하지 않을텐데,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 사회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여러 명품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명품에 대한 선호나 열망이 우리나라처럼 그리 강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들은 명품을 만들어 엄청난 마진을 남기며 동북아권에 신나게 팔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를 속으로 꽤 비웃고 있을꺼다.

허세에 목숨거는 글로벌 호구라고.

명품이라면 비싸져도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하는 우리나라 아니던가? ㅋ

각종 명품들이 우리나라에서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여준다고 한다.

샤넬 본사도 한국의 명품판매량에 깜짝 놀란다지 않는가?


.
.
.
.


잡소리는 이쯤하고 

다시 사진이랑 카메라 얘기로 돌아가보자.

 

다른 사람의 장비를 과도하게 의식하는 건 어떻게 보면

그만큼 자신만의 사진세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거나

자신의 사진생활에 대한 주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자기 사진에 대해 생각도  자신감도 없다는 소리다 ㅎ 

 

 

한국의 아마추어 사진커뮤니티에서 좀 활동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는 타인의 장비에 대해 불필요하게 많이 의식하는 사람들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이정도 장비는 써야 출사지에서 어깨에 힘도 줄 수 있고

어디가서도 쪽팔리지도 않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이거 진짜 골때리게 한심한 생각이다 

이런 한심한 소리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의 사진은 안 봐도 뻔~하다.

테크닉은 제법 긴 세월동안 어느 정도 쌓여서 좋을 수도 있을는지 몰라도,

저런 소리 하는 사람의 사진에게서 '장비 및 테크닉' 이상의 그 무엇을 발견하기란 애시당초 그른 일이다.


그리고 각종 사진책이나 강좌 등을 보면 의례히 사진장비에 집착하지 마라고 하는데

그건 그만큼 사진장비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도 되고

또 그만큼 잘 안 고쳐진다는 반증이라고 본다.



왜? 왜 안 고쳐질까?



그건 결국 그 사람자체가 변해야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자기정체성을 가지고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가질 때나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근데 이게 어디 쉬운 일인가? ㅋ

나이 30줄에 들어선 사람들이라면 이미 생각이 어느정도 굳어진 상태라서 암만 얘기해 봐야 쉽게 바뀌어 지지 않는다.

그러니 이게 참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40,50대나 그 이상의 연배는 뭐 더 말할 것도 없다.



사진의 경우도 자신의 사진이 변하려면

그 사람 자체가 달라지는 게

 자신의 사진을 바꾸는 데

가장 드라마틱하고 효과적이다.

당신의 장비가 아니라 

사람!

바로 당신의 생활, 당신의 생각, 당신의 인품, 당신의 사진에 대한 생각

이런 것들이 바뀔 때 당신의 사진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것이다!

( 니 장비가 아니고 ~ ㅉㅉㅉ  )



<출처 : 라이카 홈페이지>




장비는 곧 사진 실력이다!!!!

하긴 각종 장비병 환자들도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 짙게 깔린 이런 분위기의 희생자이기도 한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하다.

1960년대 쯤에는 어느 지역의 사진가 협회장을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기종으로 뽑았다는 얘기도

한국사진사를 다룬 책에서 본 적 있다.

물론 라이카보유자가 협회장이었다고 한다. 

어이없게도... 여기서 한국적인(?) 비논리적 권위의 부여행태를 발견 할 수 있다.

돈 많아서 라이카를 구매한 것과 사진협회 회장으로서의 자질에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이런 행태는 동,서양의 광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서양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축구선수가 TV광고를 하는 예를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고 한다.

"축구선수는 TV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니까" 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튼, 위에서 언급한 라이카 협회장의 경우는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인데

이런 인간들이 한국아마추어사진계 선배 및 원로라는 사람들이다. 피식~ (당연히 예외는 있겠지만...)

 



나의 장비를 무시하지 마란 말이야!!!! 

---> 즐~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의 장비에 대해 칭찬을 해주는 게 달갑지 않다.

그런 얘기들이 마치 "니 사진은 장비빨이야!" 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되려 기분 나쁘다.

특히 내 사진을 보여준 직후에

내 장비에 대한 칭찬을 들으면 진짜 심각하게 기분이 슬~ 나빠진다.

 

"너 카메라 참 좋구나" => 이런 소리는 듣고 싶지 않는 소리 중 하나고

"너의 사진에 담긴 아이디어나 사고의 깊이가 참 놀랍다!" => 이런 얘기는 아마 내가 평생 기억할 얘기가 될 것이다.

(아직 들어 본적이 없어서 그렇지;;;)



그래서, 나의 인격을 모독하는 것도 아니고 나의 사진을 일방적으로 욕하는 것도 아닌데

내 장비 욕 좀 한다고 단점을 지적한다고 또는 무시한다고 해서

기분나빠하거나, 쌍심지 켜고 죽자고 달려들 일도 없는 것이다.

장비는 장비고, 나는 나니까 ㅋ



내가 지금 쓰는 장비나 카메라는 사실 100% 내 맘에 들어서 산 거 하나도 없다.

그냥 내 자금 사정과 내 기호에 그나마 좀 더 들어 맞기에 산 것일 뿐 ;;;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내가 가진 경제적 능력의 범위 안에서, 그저 최악의 선택을 피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나 할까?


내가 정말 가지고 싶고 맘에 드는 카메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카메라도 참 알고보니 정말 알면 알수록 딱 내 맘에 드는 게 없더라.

정치가 그렇듯이 소비도 차악을 고르는 것일 뿐이다.

 

자동차도 그렇다.

난 다름 사람들이 내 차에 대해 욕하거나 비판하는 걸 들어도

기분 나쁘지 않다.

그게 사실에 기반한 것이라면

나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ㅎㅎㅎ

지금 타는 차들도 100% 맘에 들어 산 게 전혀 아니다.

그냥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 덜 나쁜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 결과니까

맘에 안 드는 점이 얼마든지 있다.

 

다만, 나보고 운전 못 한다고 하면 좀 기분 나쁠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 한가지 안타까운 예를 들자면,

부산의 모 사진스튜디오 실장(실제로는 그냥 나이많은 직원)이라는 사람은

어느 사용기에서 자신의 캐논 17-55 IS 렌즈가

탐론 17-50 VC랑 비교대상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불쾌하다는 얘기를 했다(그의 장비는 곧 그의 인격인 셈이다)

ㅉㅉㅉ

이 얼마나 한심하고 어이없는 소리인가? 불쌍하다 ㅋ


두 렌즈의 화각이나 스펙이 엇비슷하니 당연히 비교될만 하지 않은가? ㅎ



아무튼 이딴 소리 늘어놓는 사람 사진은 안 봐도 뻔하다.

내 앞에서 저런 소리를 내뱉는 순간, 그 사람의 사진에 대한 나의 궁금증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나에게 개무시를 당한다 ㅎㅎㅎ

 

"나의 장비는 곧 나의 인격" 뭐 이런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찍는 사진이래봐야

획일화된 한국의 메인스트림 주입식 교육처럼 뻔한 사진이 대부분 일테니

이런 생각에 빠진 사람들은 실상 내세울 게 주로 장비인 사람들이라 봐도 무방하며,

사진에 대한 생각 따윈 빈곤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일 확률도 높다.





 


사진은 테크닉이다?

지구상엔 사진장비 좋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고

협의로서의 사진테크닉 좋은 사람들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상황이 이런데 장비나 테크닉에 과도히 매달려봐야

어떻게 거기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얻어 자신의 사진을 차별화 시킬 것인가?


그러고 보면 나는 좋은 장비 사재기를 할만한 돈도 없고

레드오션같은 테크닉경쟁시장에서 승리할 만한 테크니션도 아니니

결국 내 사진의 차별화는 나의 머리와 가슴으로부터나 가능한 것 일 게다.


그러니 장비나 테크닉이나 내가 올인 할만한 분야가 아니다.

캐논, 니콘이나 라이카의 최상급 카메라나 고가의 렌즈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긴 하다.

뭐가 부럽냐고?

그 사람의 지갑과 그 사람의 경제력이 부럽다.

그거 말고는 다른 거 안부럽다.


특히 혹시나 체면때문에 전세금 빼서 BMW 사는 식으로

체면차리려고 고가의 장비 산거면 그 지갑마져도 부럽지 않다.

장비로 사진가의 수준을 판단하는 멍청한 클라이언트들 앞에서 쇼를 해야하는

직업사진가도 아닌 아마추어가 당최 왜 그렇게 무리를 해야 하나 싶다.


아~ 물론 돈 많아서 얼마든지 비싼 장비사도 무리가 안되는 사람이라면야

카메라 업계를 위해서 좀 더 많이 사주라고 하고 싶다~

(한 개만 사지말고 세 개, 네 개씩 사서 메이커에 대한 당신의 '열정'과 '충성심'을 보여주란 말이다 ㅎㅎㅎ

한 개 살 열정밖에 없어??? 분발해서 좀 더 많이 사기 바란다 ㅎ~






서민의 고가장비 구매는 사진에 대한 열정이야!!!!!!!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서민이 사진장비에 올인하는 것을 

그 소비행위만으로 열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게 무리해서 카드빚내가며 산 장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들고 다니며 촬영하거나 인문학 서적을 탐독하고

다른 예술분야에 대한 간접경험들을 풍부하게 쌓는 등

치열하게 촬영주제에 대해 고민하고 탐구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열정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할부로 산 장비로 유명 출사지 촬영포인트에 가서 어깨에 힘주거나

자기보다 값싼 장비를 가진 사람들을 내려다 보며 우월감이나느끼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장비 올인은 사진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다른 거 내세울 거 없는 사람이 이 사회의 한 모퉁이에서라도

조금이나마 위로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저지르는 체면유지를 위한 발버둥이라고 본다.

 

'내가 다른 건 별 볼일 없지만 

그래도 카메라는 중급기, 렌즈는 빨간띠 쓰고 있으니 어디 출사지나 동호회 오프모임가면

그래도 중산층(?)행세를 할 수 있으니 무리해서 장비에 투자한 보람이 있네'



뭐 이런 생각이 깔린 행동은 일면 측은하긴 하나 

현명한 행동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긴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게 만드는 이 사회의 전체적 분위기가 문제이기도 하고

일단 그런 분위기를 조장한 놈들이 나쁜 놈들이다.





 

  

근데 어쩌나~

당신의 그 비싼 장비에 1g의 존경도 표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ㅎㅎㅎ

 


그런데 이건 분명하다.

사진에 대해 자기만의 주관과 세계관이 생긴다면

라이카니 데스막포니 빨간띠 등등 아무리 옆에서 떠들어 대고 자랑해도 그냥 웃어 넘길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덤으로 자랑질 해대는 그 사람의 됨됨이에 따라 속으로 코웃음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내 앞에서 저런 얘기하면 진짜로 나한테 강력크하게 무시 당한다

(피식거리는 묘한 미소는 덤 ㅎㅎ)

 

 


난 당최 라이카니 칼짜이스니 뭐 그런 거에 대해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부러운 건 그 사람의 지갑일 뿐이다 .

라이카는 몰라도 칼짜이스는 16-35, 24-70, 135.8 이렇게 3종을 대여받아서 4달 정도 써본 적이 있었는데,

"어~ 주변부 화질 좀 좋네", "아~ 무겁구나", "칼짜이스도 플레어 생기는 구만 ㅉㅉㅉ"

이거 외에는 그 어떠한 감흥도 없었다 ㅎ

 

 

비싼 돈 주고 무리해서 라이카 산 사람들 중 일부(?)는

라이카 카메라를 사는 것만으로 

자신의 사진에 감성이 더해졌다는 소리를 종종 하던데 

진짜 미친 거 아닌가???

 

참... 어쩜 개소리도 이렇게 신박하게 하나 싶다.

한마디로 bullshit이다.

하긴 뭐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값비싼 구매에 대한 정당화를 하기 힘드니 그러는 거겠지만,

진짜 한마디로 개소리다. 

다시 말하지만 내 앞에서 저딴 소리 늘어놓으면 진짜 개무시 당한다 ~

 

 

 
내가 정말 찍고 싶은 좋은 사진은 나의 머리와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내 사진이 좋아지려면

나란 인간자체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크다.

(사진촬영 주제에 대해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깊이 숙고하고 진실한 태도로 피사체를 대하고

독창적인 사진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 등등....)

 

그러니 그딴 비싼 장비 있어도

내가 정말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만한 사진을 찍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하기가 힘들다.

(비싼 장비사면 자동적으로 막 독창적 아이디어가 생기고 생각이 깊어지겠나? ㅎㅎㅎ

니도 대가리가 있으면 생각을 좀 해봐라)

 

이것이 바로

내가 칼짜이스나 라이카 같은 도구자체에

환상이나 선망을 가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칼짜이스 녀석들을 들고 다닐 때, 내가 받은 시선과 관심들은


장비의 대한 것이었지 나의 사진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ㅎ

난 이게 전혀 달갑지 않았다.

그거 얼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은 있어도

 무슨 사진 찍느냐? 무슨 사진을 좋아하느냐 라고 물어본 사람은 진짜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진 허세적이고 속물적인 과시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나는 이미 알고 있기에

저런 속물적 과시가 즐겁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부끄러웠다.

 


그래서 난 저런 속물적 과시를 즐기는 사람을 보면,

 측은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사진가는 자신의 사진을 가장 자랑스러워해야 하고,

또 자신의 장비가 아니라,

자신의 사진이 칭찬이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즐거워 하고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



 

 

 




참고로 자기 카메라가 쪽팔리는 사람은 자기 텐트도 쪽팔리게 되어 있다.



특히 일부 캠핑 마니아들에 따르면 옆자리에 자신이 가진 것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텐트가 있으면

괜히 캠프를 설치하기 머뭇거려진다는 황당한 고백도 들었다. 

(너 캠핑하러 갔니? 장비자랑하러 갔니?)

 

사실 이 건은 이해가 아주 잘 된다. 자기의 저렴한 카메라가 쪽팔리는 사람이 텐트를 산다고 뭐가 달라질까?

생각이 안 바뀌었으니 똑같은 패턴으로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이다.

사람이 안 바뀌었으니까... 사람이 그 놈이 그 놈이니까 ㅎ

 

같은 맥락에서

자기 등산복이 부끄럽고,

자기 가방이 부끄럽고,

자기 자전거가 부끄럽고,

자기 수경이 부끄럽고,

자기 탁구채가 부끄럽고 .....

사람이 바뀌지 않는 한 뭘 사든 무슨 취미를 하든 똑같을 것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92669&CMPT_CD=Ranking_mini








여담


사진도 도구이고, 카메라도 도구이죠.



돈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타인에게 전하고 싶다면,

소설가는 '소설'이라는 '도구'를 쓸 텐데 요즘엔 '노트북'이라는 '도구'를 쓰겠죠.

반면, 사진가는 '사진'이라는 도구를 쓸 것인데, 요즘엔 '디카'라는 도구를 쓰겠죠?



근데 소설가가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노트북 바꿈질에 빠지는 거 허허~ 뭐 그럴 수 있죠.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 소설가의 노트북 바꿈질에 대한 평가는 

여기서 자신의 정체를 무엇으로 정의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큽니다.

추구해야할 본질이 자신의 정체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즉, 소설가라면 소설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한 것이죠.

반면, 노트북 수집가면 같은 노트북도 몇 개씩 더 사고 더더욱 비싼 거 사고 ...  기념비적 모델도 사서 모으고

(하지만 인격적으로 성숙한 노트북 수집가라면 싸구려 노트북 쓰는 사람 앞에서 어깨에 힘주거나 무시하진 않겠죠)



만약 소설가라면서 소설보다 노트북 사서 모으는데만 집중하고 그 노트북으로 소설을 제대로 쓰지 않아 

자신의 작품세계가 정체에 빠지거나 퇴보한다면

이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죠.

여기서 더 나아가 소설가가 비싼 노트북 사서 이걸로 카페가서 어깨 쫙 펴면서 자랑하고 

저렴한 노트북 쓰는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것에 즐거움을 얻는 다면......

이는 소설가의 본질과 너무나 동떨어진 행태인 것이죠.




위 문장에서 단어 몇 개만 치환해버리면 사진도 비슷하게 적용가능합니다.

요는 본질이 무었이냐? 

어떤게 좀 더 본질에 가까운 것이냐?에 대해 되뇌이며 이를 잊지 않는 거죠.

굳이 따지고 들면 노트북보단 소설작품이 메시지라는 본질에 좀 더 가깝긴 합니다.
(노트북 -> 소설 -> 메시지 )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장비 값으로 남을 무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 것이죠.

장비병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장비값으로 사람 무시하는 행태를 잘 보이는다는 거죠.

자동차에서 이런 거 또 특히 많이 느끼죠 ㅎ

아파트도 그렇구요.  세계적으로 아파트에 회사 브랜드 붙여서 그걸로 우열을 따지는 행태는 정말 흔치 않죠  ㅋㅋㅋ 

외국인들한테 한국에는 아파트에도 나이키나 아디다스처럼 브랜드가 있다고 하면 신기해 하죠 ㅎㅎㅎ


이쯤되면 한국인 종특인가 싶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가 중형차 탄다고 경차 무시하는 사람이

카메라에 입문하면 지가 FF쓴다고 똑딱이 유저를 무시 하는 거죠 ㅎ

사람이 안 바뀌니 뭘 하든 같은 거구요.


근데 생각해보니

나 사진 잘 찍는다고 못 찍는 사람 개무시하는 것도 좀 재수 없네요 ㅎㅎㅎ

참고로 여기서 못 찍는 사람들도 두 부류로 갈라 볼 수 있겠네요

(장비병환자라서 못찍는 사람 / 장비병은 아닌데 그냥 '사진'입문 직후라서 못찍는 사람) 

참 이것도 간단치가 않네요 ㅎ


저는 돈이 없어서 제 포지션을 사진가로 정했구요.

테크닉도 후달려서 테크닉보단 아이디어와 주제선정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생은 돈이 없어서 장비질은 도저히 못 할 것 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