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7.12 드라마 추적자에 대한 색다른 분석 - 촬영 기법을 중심으로 (13)
  2. 2010.04.11 무보정주의 (1)

드라마 추적자에 대한 색다른 분석 - 촬영 기법을 중심으로













들어가는 말

본인은 듣보잡 아마추어 사진애호가인데,

우연찮게 드라마 추적자를 접하게 되어 흥미롭게 보던 중

추적자에 쓰인 촬영기법들 중 인상적인 것들이 있어서 그런 장면들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추적자에 대한 포스팅이 상당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이런 분석은 본인이 처음이지 싶다 ㅎ


이 드라마 촬영감독 누군지 몰라도,

구도 감각이 좋은 거 같고

드라마에서 미장센 같은 걸 시도해서 메세지 전달을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보이는 듯 하여

매우 인상적이다.



1. 첫번째로 분석할 기법은 앞흐림이다.


앞흐림이란 무엇인가?


Manual | Center-weighted average | 1/5000sec | F/2.8 | 0.00 EV | 150.0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 2011:09:22 17:23:09


자, 아래 위의 두 사진을 비교해 보자.

거의 똑같이 찍었는데, 위쪽은 그냥 평범하게 찍었고

아래쪽은 앞흐림을 넣어서 찍었다.

덕분에 두 사진의 느낌에는 분명한 차이가 생겼다.


Manual | Center-weighted average | 1/5000sec | F/2.8 | 0.00 EV | 150.0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 2011:09:22 17:23:02


자 이제 앞흐림이 무엇인지 대충 감을 잡았으리라 본다.



앞흐림은 또한 아래의 사진을 촬영할 때, 본인이 사용한 방법이기도 한데,

DSLR의 얕은 심도를 이용해서 렌즈 바로 앞에 물체를 바싹 갖다대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그 물체가 흐려지도록 한다.

장점 : 1> 관람자의 시선을 초점이 맞은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2> 마치 빛망울같은 느낌을 제공해 주어서 초점이 맞은 인물이나 피사체를 아름다게 보이도록한다.

실제로 렌즈 앞에 들이댄 물체의 크기가 적으면 빛망울과 어느정도 유사해 진다.

3> 앞흐림이 없는 거 보다 화면이 덜 평면적이고, 덜 단조롭다.




Manual | Pattern | 1/100sec | F/1.4 | 0.00 EV | 50.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1:09:17 20:25:50




Manual | Pattern | 1/125sec | F/1.4 | 0.00 EV | 50.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1:09:18 00:06:06


사진 하단의 하얀 부분이 바로 앞흐림이 적용된 예이다.

조리개 값이 밝은 망원렌즈들이나 표준단렌즈들이 잘 되는 편이다. 그리고 이미지 센서가 큰 풀프레임바디가 유리하다.

이미지 센서가 작은 폰카나 똑딱이등은 부드러운 앞흐림을 얻기 어렵다.

여담이지만, 위의 사진 앞흐림 비율이 조금 불만이다. 찍을 때 왜 그랬을까 ㅠㅠ


Manual | Center-weighted average | 1/40sec | F/2.0 | 0.00 EV | 35.0mm | ISO-250 | Off Compulsory | 2009:02:24 22:02:41

이 역시 앞흐림이 적용되었다. 렌즈 앞에 갖다댄 것은 아마도 A4 용지로 기억한다 ㅎㅎ




자! 화면 왼편에 확실하게 앞흐림이 보인다.

앞흐림은 보통 감성을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PK준 등장 씬에도 적용시켰다.

여기서는 피사체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화면 구성이 단조러워지는 걸 피하고, 이 녀석한테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함인 듯 하다.

가만히 이 드라마를 보면 이렇게 앞흐림을 적용한 예가 수두룩하다.

촬영카메라가 뭔지는 몰라도 대형이미지센서를 쓰는 거 같은데, 그 특성을 잘 살리는 거 같다.






2. 두번째로 분석할 기법은 프레임(Frame) 구성이다.


프레임속에 또 하나의 프레임을 사용한 것인데

아래와 같이 추적자에 사용된 것은 정말 유효적절하다고 평할 수 있다.

중간에 있는 기둥이

상반된 입장에 있는 두 사람을 갈라 놓고 있다!!!

그냥 멋으로 쓴 게 아니라 실제 화면 내용과 직결시켜서 사용했기에

더욱 칭찬할 만하다.

두 인물간의 대비를 강조하는 용도로 사용했으니 말이다.

즉, 화면안의 내용적 대비(contrast)를 도드라지게끔 하려 이 기법을 사용한 것인데, 여기서 가장 칭찬 받아야 할 점은

구도 테크닉을 자랑할 목적으로 잡은 구도가 아니라, 내용을 위한 카메라워즉, 그 내용을 강조해 주는 아주 적절한 양념으로 사용 했다는 점이다.


아무튼 사진도 이렇게 찍으면 구도 잘 잡았다는 소리 듣는다!

내용적 대비 + 이미지적 구성차원의 대비

여기에는 두 가지 대비가 녹아들어 있다.

아래의 이 장면 정말 멋진 구성이다.

메세지를 강조하는 영상기법이란 게 딱 이런 거다.

한국드라마 보는 게 거진 5년만인데, 요즘 한국드라마 화면구성이 이정도로 세련되어 졌나????






여기서는 그물망을 프레임으로 사용했는데,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서 그런지 프레임을 이용해서 분리해 놓진 않았다.




좀 오버하자면, 이 역시 한통속이라 묶어 놓은 건가? ㅎㅎ 이 때는 극 초반이라 한통속이 맞다.

아무튼 이런 구도를 찾아 내다니 ㅋ 고생했고

참 센스 있다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여러분은 볼 때, 그냥 봤는지 몰라도, 나같은 사진쟁이 눈엔 오호~ 프레임을 썼네 이렇게 눈에 들어 온다 ㅎ




이 역시 마찬가지로 프레임구성

완성도를 떠나서 드라마에서 이런 촬영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칭찬해 줄만 하다.

촬영감독의 노력과 창의성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래는 본인의 사진에 등장하는 프레임들이다.



Manual | Unknown | 1/60sec | F/4.0 | 0.00 EV | 24.2mm | ISO-100 | Flash did not fire | 2009:11:07 00:45:57

태국, 계엄령 하의 방콕 왕궁 앞 - 태국 군인과 관광객으로 보이는 제1세계 백인여자사이의 대비







3. 세번째는 반영(Reflection)이다!



왼쪽 대리석(?) 벽면에 비친 반영이 보이나?

손현주가 강동윤에게 둘러쌓인 듯한 느낌을 준다.

앞흐림과 반영을 동시에 사용한 작례(?)라 할 수 있겠다.

다른 한국드라마도 이렇게 찍는지 모르겠지만, 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촬영감독들은 좀 배워라 배워! ㅋ

고리타분한 화면구성만 하지 말고...


이 역시 괜찮은 구성이다.

나름 신선하달까?

이런 걸 허용해 주는 다른 스텝들의 태도도 칭찬해 줄만 하다.

이런 나름 참신한 시도를 할 때, 주변에서 바쁜 일정등을 이유로 불평하거나 반대를 하는 경우도 있을 텐데,

잘 조율이 된 듯 하다.

특히, 카메라맨 위의 상관들이 고리타분하고나 능력있고 창의적인 부하를 감당해 낼 수 없어 질투하는 사람들이면

이런 스타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진에서도 종종 쓰이는 사이드미러 촬영하기 ㅎ


이 거울 정식명칭이 무엇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좋은 활용이다.

그냥 뛰어 가는 경찰등 뒤꽁무니 찍어 놓은 거 보다는 훨씬 신선하다.

다만, 화면의 색감이나 빛활용은 평범하다.



아래는 사진에서의 반영 적용 사례들이다.




 

 

Manual | Center-weighted average | 1/640sec | F/2.8 | 0.00 EV | 35.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08:11:01 16:43:28


 

Manual | Partial | 1/100sec | F/9.0 | 0.00 EV | 56.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1:04:09 17:20:13

꽉꽉 막힌 도로 위의 버스 운전기사님;



Manual | Pattern | 1/160sec | F/4.0 | 0.00 EV | 24.0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1:10:23 11:02:11




4. 네번째 미장센(Mise-en-Scène)

미장센(Mise-en-Scène)은 영화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의 무대 극 예술에서 사용하는 용어로서 연출의 디자인 측면을 표현한다.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현재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영어로 표기하면 "Putting on Stage"로 직역하면 "무대에 배치한다"란 뜻이다. 즉, 무대 위에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 등을 어떻게 배치하는가란 물음에서부터 출발한 미학적인 표현 개념이다. 미장센은 워낙 광범위한 의미를 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특별히 어느 한 가지 뜻만이 맞다고 정의되진 않고 있다 - 위키피디아


경찰들에게 쫒기던 주인공이 마침 기둥에 섰는데,

바로 옆의 문구가 "자신의 운명,미래를 보여드립니다!" ㅋ

뭔가 묘한 상황이다.

이걸 의도해서 손현주를 저 기둥에다 세운 것이라면,

바로 이것이 미장센이 될 수 있다.

10년 전 영상예술의 이해 시간에 배운 건데, 아직도 대충 개념은 기억이 난다.


미장센은 단일 화면에서 담아 내는 영상미를 가리킨다. 제한된 장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사물 배치 등으로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한다 - 출처 : 위키피디아



이 장면은 3화의 한 장면이던가?

아무튼 불화 속에서 마주선 두 사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 과거의 좋던 모습 ㅋ

대비(contrast)를 연상시키게 되는 화면구성이다.

배경에 맞은 포커스와 저 액자의 배치는 다분히 의도된 것이라고 보이는 만큼

이 역시 미장센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맺음말

이 드라마의 화면 구성은 한국드라마치곤 아주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본인이 다른 요즘의 한국드라마를 안봐서 100% 확신은 할 수 없지만, 기존의 한국드라마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챈적이 거의 없다)

어쨋든 촉박한 일정에 쫒기며 촬영하는데, 이 정도 퀄리티면 촬영감독의 진부한 화면구성을 타파하고 싶다는 창작의지를 높게 사줘야 한다.

다만, 이 드라마의 영상미에서 아쉬운 것은 조명이다.

심각하거나 진지한 장면에서는 좀 더 배경과 인물을 분리시켜서 빛의 컨트라스트가 강한 장면으로 깊이를 더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까지 이 드라마에서 쓰인 조명을 보면, 그냥 얼굴 적당히 밝히는 용도에 국한시켜 쓴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기는 하나, 평범하다는 평 이상을 주기는 어렵다.

특히, 이 드라마는 그 소재가 범상치 않은 만큼 좀 더 극적인 빛의 활용이 있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장비나 제작여건, 특히 시간에 쫒기다보니 힘들겠지만,

굳이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아래의 이 장면은 정말 대박!

영화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멋진 장면이다.

물론 조명활용은 논외로 하고

 


 


※ 드라마 화면은 포스팅을 위해 캡처했으며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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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3
  1. MindEater™ 2012.07.12 08: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히야...여기 올 때마다 뭔가 꼭 하나씩은 배워가는 느낌입니다. 앞 흐림을 위해 A4용지 사용하셨다는 것과 미장센기법등이 인상 깊네요. ^^
    추적자 얼마 전부터 보기 시작했어요. 유심히 봐야겠어요~ ;)

    • 빌리바르트 2012.07.12 10:4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고~ 별말씀을요 ^^

      저도 예전에 Mindeater님 블로그에서 라룸 리사이즈법 잘 배워갔었죠 ㅎㅎ

  2. JK 2012.07.12 09:05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눈썰미가 좋으신듯 해요 ㅎ

  3. 라에누 2012.07.12 12: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포스팅입니다! 자주 들러야겠네요 ^^

  4. 오천원 2012.07.12 15:51 address edit & del reply

    사실 이외에도 한오그룹네 본가가 나오는 신에서 2층에 있는 쇠창살 같은 난간에서 찍은 신이있는데 주로 강동윤이 회장의 방으로 갈때 나오던 신이죠 ㅎㅎ 저는 초반에 그 장면을 보고 둘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사진으로 나온게 아니라 움직이는 영상이기에 더욱 빛났던 신 같네요 사진은 잘몰라서 그냥 영상내에서 매번 독특하고 재미있는 연출에 아주 눈이가더군요 ㅎㅎ 덕분에 초반부터 아주 매력에 빠졌습니다 포스팅에서 정확한 기법과 의미를 알게되니 정말 노력하며 찍었다는게 느껴지네요 ㅎㅎ 잘보고갑니다

    • 빌리바르트 2012.07.13 13:14 신고 address edit & del

      오~ 섬세하시네요! 말씀하신 부분 찾아봐야 겠습니다!

      공유 감사합니다.

  5. 하아늘 2012.07.13 09:21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사진찍기 좋아 하는데, 내공이 느껴지는군요. 많이 배웠습니다. 추적자 내용만 보았는데, 앞으론 영상에도 푸욱 빠져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6. bo young kang 2012.07.15 23:29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와이프 요즘 미드 같다고 하면서 아주 만족해 하면서 보는 드라마
    나도 덕분에 지금 처음부터 끝가지 다보고 있음, 요환 대단하다 .. 난... 이런것도 생각없이 그냥 봤을 뿐인데
    약간 미드 24시였나? 긴박하게 돌아가는 스토리가 재미있어 봤는데 대사도 참 좋고 그래서.. 그런데 구도나 촬영기법도 참 훌륭했었구나. 싶다. ^^.
    추천 추천!! 당연 추천해야지 이런 글은 ^^

  7. 프리홈 2012.07.16 01:0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늘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사진이나 영상에 대한 안목을 높여 주는 것 같아 고맙습니다.^^

  8. 바람에실려 2012.07.17 01:3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카메라가 너무 좋아서 너무 멋진 풍경이 나오더라구요...특히 힐링캠프(이경규 MC) 보면 자주 그런 영상을 접할 수 있었는데...알고 보니 EOS 5D 마크 2 로 찍은거라 더군요... 단순히 보여지는 모습을 담는게 아니라 동영상도 이젠 스토리를 이어가는 한 요소로써 잘 활용되어지는거 같습니다. 포스팅 너무 잘 봤습니다.

무보정주의

 

 

 

Manual | Spot | 1/125sec | F/3.2 | 0.00 EV | 34.0mm | ISO-640 | Off Compulsory | 2009:05:17 06:59:24

 

 

무보정주의를 외치는 일반인들은 그만큼 사진을 노출, WB셋팅, JPG색감셋팅 테크닉위주로 본다는 얘기도 됩니다.

이 분들의 기준에 따르자면

깊은 감동을 주는 훌륭한 작품일지라도 WB보정이 약간 들어갔다면

평소의 소신인 보정한 사진은 쓰레기라는 기준으로 이 작품의 가치를 폄하해야 되는 겁니다.

사진을 그렇게만 본다는 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그 분들의 평소 주장은 바로 "후보정한 사진은 사진도 아닌 쓰레기!!!" 이니까요.

사진에 대한 애정은 결과물인 사진 그 자체에 대해 가질 일이지 중간과정일 뿐인

사진촬영테크닉에 대해 가질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이 테크닉이 전부인 매체였나요?

자기 사진에서 자신있게 내세울 게 노출, WB셋팅, JPG색감셋팅 테크닉정도라면 그건 좀 슬픈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사진에서 자랑스러워 해야 할 부분은 창의성, 메세지, 감동, 사진가로서 피사체를 대하는 매너, 한 주제에 대한 장기간의 지속적인 작업,

깊은 인문학적 배경, 사진으로 인한 인격수양 및 일상생활에서의 변화가 다시 사진에 영향을 주는 선순환구조, 이미지 해석능력 이런 거여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반인들이 외치는 무보정주의는 사진이라는 최종결과물이 아닌 사진 촬영의 기계적테크닉을 너무 중시해 버리는

본말전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무보정이란게 보도사진이나 다큐사진에서 사진의 현실재현성을 강조하여 이를 소중히 여겨야 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생각인데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여 모든 장르의 사진에 적용하려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무보정주의를 외치는 분들이 곧 잘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필름사진은 무보정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사실은 필름사진은 죄다 후보정입니다.

한예로 필름을 현상소에 맞기면 현상소마다 색감등 결과물이 달라집니다.

이게 무슨 의미죠?

원본원본 하는데 현상소 직원 솜씨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니 도대체 원본은 어떤 현상소의 결과물일까요?

결국 현상소 직원에게 후보정을 맡기는 경우인 겁니다.

흑백의 경우 자가현상이 그나마 용이하니 직접 현상하면 자신이 직접 후보정 하는 거죠.

흑백사진 현상하면서 하는 닷징, 버닛은 거룩한 예술적 행위고, 포토샵에서 흑백사진에 버닝, 닷징은  악마에 영혼을 판 더러운 개수작(?) 인가요?

사진 역사나 현상프로세스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이 필름사진은 무보정이라는 주장을 하시는 거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현상액이나 온도만 달라져도 결과물이 달라지는데... 의도적으로 특정효과를 내기위해 특정 온도나 현상액을 고수한다면 이게 후보정이 아니고 뭔가요?

그래서 후보정 논란은 디카가 전혀 없던 시절인 1900년대 초반에도 있었고 사진의 탄생 초기부터 쭉 있어왔습니다.

 

 

Manual | Average | 1/20sec | F/3.2 | 0.00 EV | 6.8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0:05:08 19:25:35

 

 




그리고 인화만 해도 모니터에서 보던 가랑 다르고, 모니터와 디카LCD에서 보던 게 다르고

모니터도 각 제품마다 다 색감이나 밝기가 다른데

원본색감이라게 참... 애매한 말 같지 않나요?

게다가 무보정주의 외치는 분들은 다들 모니터는 색재현율 100%이상의 좋은 거 쓰시고 캘리브레이션은 제대로 하시고 계신 분들인지?

쩝...

색감 틀어지고 컨트라스트 강한 TN패널 모니터를 약간위에서 내려다 보시면서 무보정 JPG 사진색감에 감동을 먹으시는 건 아니겠죠 ㅋ...

그리고 샤픈도 후보정이니 리사이즈하면서도 샤픈은 안넣으셔야 자랑스러운 순혈무보정주의자가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왕 무보정주의자가 되실려면 일체의 보정과 타협하지 않는 지조있고 품격있는 교조주의적 순혈무보정주의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만약 리사이즈하면서 샤픈 넣으신다면

니가 하는 리사이즈용 사픈은 더러운 악마의 후보정

내가 하는 리사이즈용 샤픈은 고귀한 예술적 행위???

이런 식의 니가 하면 불륜, 내가하면 로맨스식라는 부끄럽고 설득력 없는 공허한 메아리 밖에 안되는 겁니다.



끝으로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됩니다만, 사진을 JPG 셋팅 실력같은 무보정주의의 시각으로 좋고 그름을 판단하게 되면 어떻게 사진을 보게 되는지

예를 들어보죠.

어떤 아바지가 삼수 끝에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게 된 아들이 합격발표를 보러 그 대학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순간의 긴장된 표정, 마우스는 쥔 떨리는 손부터 시작해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의자를 박차고 뛰어올라 어머니에게 뛰어가 안기는 환희의 순간을 쭉 담았는데

아버지도 그 상황에 취해버려 이성의 끈을 잠깐잠깐 놓는 바람에 그만 1스탑정도 노출이 어둡고 밝게 찍히는 등 일정치 않았던 겁니다.

그러나  평소의 습관대로 JPG+RAW로 촬영했던터라

어둡게 찍힌 거도 있고 밝게 찍힌 거도 있었지만

의자에서 튀어오르는 순간의 아들의 표정과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별무리없이 RAW파일로 노출을 수정하여 15R로 인화해서 액자에 걸었습니다.

이 아버지는 평소에 노출을 등한시 하지 않으며 틈틈히 노출연습도 하는 분이었기에

왠만했으면 노출이 안맞은 사진들을 지우곤 했지만

이런 순간들 가족사에서 정말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들이기에

후보정을 통해 노출과 수평등을 수정하여 가족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괜찮은 노출과 프레임으로 퀄리티를 끌어올린 채 간직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다른 장르의 사진들과 비교는 안하겠습니다만, 이 아들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이런 순간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꽤 공감대를 형성할 수 도 있기에 어느 한가족에게만 뜻깊은 사진으로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보정주의자의 눈에 이런 사진이 어떻게 비칠까요?

.
.
.


"오!!! 좋은데~ ㅋ 순간포착을 잘 했구만 노출도 괜찮고 색감도 무난하고...."

그런데 이 사진이 노출보정과 수평보정을 한 사진이란 걸 알게된 순간 반응은 아래처럼 바뀌어야 하는 것이겠죠?

"노출보정과 수평보정을 했다니 하~ 아직 사진의 사짜도 모르는 구만~ 거짓말 하는 후보정한 쓰레기사진 ㅉㅉㅉ"


그 분들의 눈에는 이런 휴머니즘적 감동이 배여있는 사진보다도

JPG무보정으로 WB,색감,노출,수평 잘 맞춰찍은 건조한 돌멩이 사진을 더 사진다운 사진으로 쳐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취미가 "사진"이라기 보다는 "내 취미는 무보정JPG사진이야!"라고 말씀하셔야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면 그 분 머리속에서 하는 생각이 "후보정하는 니들 사진은 아무리 좋아봤자 무보정을 고수하는 나의 사진보다 못하거나 또는 사진도 아니다" 이니까요.

물론 사진을 이렇게만 보는 분들이 없으셨으면 합니다만

실제로는 어떨지 장담할 수 없죠.

과연 없을런지?

 

Manual | Average | 1/80sec | F/4.0 | 0.00 EV | 14.9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10:05:09 17:48:10




제가 이렇게 생각하고 말은 합니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제 생각을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생각이 절대적으로 맞는 거라고 할 수 없는 만큼

무보정주의도 제 취향과는 아주 멀리 떨어져있지만, 그 존재자체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니까요.



다만 무보정주의를 고수하시면서 후보정된 사진을 계속 폄하하시려면

정말 확실하게 후보정과 일체의 타협도 하지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취향은 존중해 드립니다.

사람마다 취미가 다르고 취향이 다른거야 머 자연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리사이즈할때 샤픈이라도 넣으신다면 더이상 당신은 무보정주의자라고 목소리 높여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후보정된 사진을 비난&폄하할 자격은 더더욱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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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루 2012.12.17 01:56 address edit & del reply

    "후보정한 사진은 사진도 아닌 쓰레기"
    저도 나름 무보정주의를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초보 찍사입니다!
    하지만 님이 위에 적으신대로 후보정을 한 사진을 쓰레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무보정주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재 사진을 찍는 분들이 사진의 사실적 모습은 망각한채
    후보정을 통해 새로운 사진을 만들어 버리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진을 찍으며 아쉬웠던 부분들을 후보정을 통하여 간단히 손보며 그 사진의 느낌을 살린다면,
    그 리터칭에는 저도 찬성을 합니다~!!!
    하지만 리터칭이 아닌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 버린다면 그건 포토그래퍼가 아닌 포토샵에디터라고
    해야할듯 합니다~~!!!

    원본 이미지를 살리기 위하여 하는 보정은 몰라도~ 새로운 사진을 만들어 버리는 포토샵~!!!
    그건 아니라는 거죠~
    대부분의 무보정주의를 이야기 하는사람들(이건 순전히 제 의견이긴하지만...)은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인하여~ 후보정을 싫어하며 무보정주의란것을 하지 않는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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