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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대하기


능력 없는 사람이 윗사람한테 잘 보이려 아부한다는 건 옛날 얘기. 성격 좋은 사람이 일도 잘하고, 윗사람한테 잘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그러나 명절 선물 챙기고 회식 자리 의전만이 전부가 아니다. 하루의 절반을 함께하고 업무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상사와 잘 지내는 법.

직장인이 출근하기 싫은 가장 첫 번째 이유는 '꼴 보기 싫은 윗사람 때문'이다. 괴팍하고 신경질적이고 나를 미워하고 무능력한 상사.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리고 회사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마음 같아선 확 때려치우고 싶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직장은 그렇게 쉽게 엎어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지만 즐길 수도 없는 직장 상사 스트레스. 그러나 문제는 문제가 있는 곳에 해결의 방법도 존재하는 법이다. 돌이켜보면 해결하려 노력해본 적도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 아닌가?

1. 남이야 어떻든 상관없는 제멋대로 형

전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은 이 사람을 위해 태어났다. 같이 있으면 창피할 정도로 말도 함부로 하고, 남이야 어떻게 받아들이든 폐부를 찌르는 소리를 잘도 해댄다. 일적으로 어느 정도 성과나 성취를 지닌 경우가 많은데, 대신 자신의 기대치보다 조금이라도 떨어진다 싶은 아랫사람들에게 가차 없다. 뭐 한 가지 눈에 거슬리는 일이 있기라도 하면 시도 때도 없이 잔소리에 야단에, 관계없는 주변 사람들까지 피곤해질 정도다. 어느 사무실에나 한 명은 있는 타입. 하지만 문제는 상사라서다.

분석

이런 타입 상사의 지시나 명령은 가급적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가 거절하거나 하기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으면 '이 사람은 나를 싫어해서 이러는 거로군'이라고 멋대로 단정지어버린다. 또 지적을 받으면 바로 분노 센서가 작동한다. "너무하신 것 같습니다",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서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겁니다" 등의 말은 최악이다.

방법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고 유도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 일적인 성취동기를 우선으로 치거나 일적 근거를 꼬투리 삼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응도 일적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이 방법이 가장 잘 맞을 겁니다", "지금 시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등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하며 유도하고 제안하도록 한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경우가 많다. '정신적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받아주면' 된다. 폭발하기 시작할 때 변명하거나 설명하려 애쓰지 말고 일단 들어주고 바로 사과하며 주의를 약속한다. 그래야 상황이 빨리 종료된다. 인간적으로는, 사실 코드가 맞지 않으면 힘들 수밖에 없다. 포기할 건 포기해야 한다. 친해질 수 있으면 친해지면 좋다. 아부가 먹히는 경우도 이 타입이다.

2. 일 안하고 빠져나가는 책임전가 형

전제

아침에 출근하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뉴스 검색부터 시작해 온갖 게시판을 다 훑고, 시간도 되기 전 누구보다 먼저 식당으로 달려 나가 점심시간 간당간당해 자리에 돌아오고 틈틈이 오후에 인터넷 고스톱으로 소일하다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는 전화 통화 몇 통 한 뒤 야근하는 팀원들 눈치 슬슬 보다 퇴근해버리는 상사. 윗사람에게 트집 잡히면 아랫사람 탓을 하고 칭찬을 받으면 자신의 공으로 받아들이는 유형. 문제라도 생기면 담당자 불러다 "어쩔 거야?"만 반복하고 자신은 전혀 해결할 노력을 하려고도 않는다.

분석

뻔뻔하면서도 순발력 있기는 타고난 유전자가 다른 듯하다. 일 안하고 게으른 상사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의 일을 부하 직원한테 전가하는 것.

방법

일단 안 해도 되는 것은 하지 말자. 게으른 상사가 떠넘기는 일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지만, 자신의 주업무 스케줄이나 중요한 건을 앞세워 "지금 이 건을 내일까지 처리해야 해서요. 다음 주에 해드려도 되는 일이라면…"라는 식으로 완곡하게 표현한다.

3. 변덕이 죽 끓듯 쉽게 화내는 형

전제

제멋대로 형과 유사한 듯 싶지만, 감정이 앞서고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하루에도 열두 번 씩 기분이 이랬다저랬다 한다. 사적인 일이든 공적인 일이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결정의 대부분을 감정적으로 처리한다. 때문에 어떤 일에 대한 상의나 결재 시 상사의 기분을 파악하고 눈치를 보는 데 시간적 정신적 소모가 따른다. 직원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다.

분석

자신이 기분 좋아야 상대에게도 기분 좋게 대하는 타입. 일단 '잘해줘라'. 눈치 없는 사람은 이런 상사가 피곤하다고 생각해 무뚝뚝하게 대하거나 용건만 드라이하게 주고받는다. 결과는 100% 짜증 레이더망에 걸리게 된다. 감정적인 사람은 월요일 오전, 비오는 날, 월말월초, 간부회의가 있는 날 등 대체로 유형이 있게 마련이다. 그 유형을 파악하면 트러블의 절반은 해결된다.

방법

화를 내는 경우는 상사의 화를 가라앉히려 애쓰지 말고, "확인해보고 다시 보고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그 상황에서 물러나도록 한다. 감정이라는 것이 이유 없이 오르락내리락 할 리는 없다. 본인에게는 다 그만한 이유와 절실함이 존재할 것이다. 하소연이든 짜증이든 일단 상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라. 그리고 "제가 알아서할게요", "잘 알겠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진작 알았더라면 미리 처리했을텐데요" 등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라. 믿음직스러운 부하직원의 태도에 점수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4. 세상에 방식은 하나라 믿는 완고한 형

전제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도중에 말을 끊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이런 유형의 상사가 하는 말은 좋은 얘기든 나쁜 얘기든 일단 끝까지 수긍하며 듣고 나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도록 한다. "맞습니다", "그렇습니다"를 자주 사용하면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가 될 것이다. 반론이 있을 경우 "맞습니다. 그리고 제가 더 알아보니 이런 것도 있더군요"라고 덧붙인다. 상사의 말에 수긍하는 '동의의 대화법'을 기본적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분석

이런 유형은 자신을 '인간성 좋은 사람', '진국', '존경할만한 사람' 등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가끔 업무나 인생 상담 등을 요청해 자신이 인정과 신뢰를 받고 있다 느끼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동료나 조직 내에서 고립되고 있을 소지가 많은 유형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간적인 접근이 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상사가 잊어버린 건이라든가 놓친 부분을 언급하는 것도 피한다. "이건 지난 번에 지시하셨던 건인데요?"라는 식은 안된다. "확인한 건입니다만 한번 더 점검해보죠"가 답이다. "신문 등에 이미 보도된 건이고, 이미 늦은 것 같습니다"도 안된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더 나은 방식이 있을 수 있으니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유능한 타입이라기보다는 우직한 타입일 경우가 많다. 사실 무능한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스스로 "못하겠다"라는 표현을 하기 어렵다. 대신 "이번 주까지는 우리 팀에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요", "지금 인원 상태로는 불가능한데, 다른 부서와 협업을 요청하면 어떻겠습니까?" 등 적합한 이유와 대안을 표현해주면 좋다.

방법

이런 상사는 아는 척하고 나서기 좋아하는 직원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너무 앞서나가지 말고 상사가 직접 요구해올 때를 기다리는 게 좋다. 정면충돌은 더더욱 피해야 한다. 기본적인 규칙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다.

5.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무뚝뚝한 형

전제

매사에 무뚝뚝하고 심술맞다. 칭찬은 거의 없고, 입을 열면 야단친다. 여직원의 옷차림이 좀 단정치 못하면 "옷차림이 그게 뭔가?"다. 마치 학창시절 '학주'같은 상사.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윗사람에게는 깍듯하다.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면 때문이다.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면이 있으므로 눈물을 보인다든가 기가죽어 시무룩해 있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 지적을 당하면 "바로 시정하겠습니다",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라고 정리한 뒤 신속히 상황을 전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한다.

분석

가부장적인 면이 강해 아랫사람들은 기죽어 있기 쉽다. 무엇이든 오픈하고 구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다. 보고를 건너뛰고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난데없는 불호령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회의는 아무래도 중요한 시기니만큼 팀장님께서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보고서는 사전 아우트라인을 점검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등 상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요청한다. 여럿이 함께하는 경우일수록 자신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어 만족해한다. 반대로 혼자 상대하는 것보다는 몇몇씩 무리 지어 대하는 게 좋다.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두세 명 이상 함께 의견을 교환하거나 보고하도록 한다. 그렇게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시일 내에 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등 각오를 표현하고, 결과물에 대해서는 "팀장님 덕에 잘 처리되었습니다"로 공을 돌리도록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 공으로 빼돌릴 타입도 아니다.

방법

"팀원들 사기진작 차원의 측면도 있고 하니 팀장님께서 이러저러 해주시면…" 등 달콤한 소스도 가끔 곁들이다. 학주 타입이라 해서 마음도 그런 것은 아니다. 잘하고 싶지만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익숙지 않아서기 때문이다. 자신이 먼저 하지 못하는 일을 만들어주도록 한다. 기회가 있을 때 좀더 부드러운 소통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요구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