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트 EV 현재 약 13,000km 타고 나서 느낀 점들을 대충 정리해봤습니다 -
전기차 구매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이 드는 투자이죠.
(전 부자가 아니라서 제 경우는 많은 돈이 드는 투자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잘 고려해 봐야 후회가 적은데요.
특히 빠돌이들이나 제조사들이 말 안 해주는 단점을 잘 봐야겠죠?
돈이 썩어나는 부자라면 모르겠지만,
보통의 구매예정자 분들이 보시면 신중한 결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이라 봅니다.
1. 운행지역 겨울철 기온
전기차는 에어컨의 경우 별도의 전기모터로 컴프레서를 돌리는 식이라서
히터에 비해 전력소모량이 훨씬 적습니다.
대강 1/3.5 수준이죠.
최대소모량 기준 히터가 7,000W 라면 에어컨은 2,000W 정도?
따라서 여름 기온은 뭐 그닥 상관없지만,
전기차의 취약점이 두드러지는 겨울철에는
운행지역의 기온이 중요변수로 작용합니다.
7,000W 먹는 히터를 필수적으로 틀어야 하는
저온에서 운행할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주행거리가 팍팍 줄어드니까요.
남부지방이 당연히 유리하겠죠(한국에선 )
(호주나 남아메리카는 북부지방이 더 유리할 듯 ㅎㅎㅎ)
2. 에어컨과 히터 선호도
1번과 연관되어 있는 부분인데,
당신이 히터를 싫어하고 에어컨을 사랑한다면
당신은 현세대 전기차 운행에 더 유리한 점을 가진 그룹에 들어갑니다 ^^
참고로 저는 이 그룹에 들어갑니다.
히터를 정말 싫어하거든요.
비염도 있고해서 그런지 저에게 히터는 거의 고문기구 수준이라...
3. 지하 주차장 유무
강서구 명지 같은 경우 지반이 약해 신축아파트라도 지하주차장이 없기도 하던데
지하주차장 그것도 지하 2층이상 내려가는 지하주차장이 있다면
사세요~! 전기차! ^^
지하 1층도 나쁘진 않은데 지하 2층하곤 아무래도 온도차이가 납니다...
제 경험상 외부 기온이 영하 3도일 때도
지하 2층 주차장은 11도 이렇더라구요 ㅋ
지하 3, 4층까지 내려가면 더 좋겠죠?
왜냐구요?
영하의 날씨에 외부 지상에 주차된 차량은
배터리 온도를 높이느라 밤새도록 자체배터리 히터를 가동하기도 하고
저온으로 인한 방전도 있기 때문에
주차만 해놔도 저절로 배터리가 소모되죠...
반대로 한여름 고온 + 작렬하는 직사광선 아래 주차해 놓으면
차량이 배터리 온도 유지를 위해 알아서 에어컨을 틀어버립니다.
이것도 당연히 전기소모로 이어지죠.
이런 건 내연기관차에서는 있기힘든 일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단점이죠.
배터리 온도는 대략 13~25도 사이로 유지되게끔 한다네요.
이 범위를 벗어나는 환경에 처하게 되면 차량이
스스로 히터나 에어컨을 가동해버려서 주차중에도 전기를 퍼먹습니다 ;;;
참고로 배터리 온도가 낮으면
급속충전을 해도 충전속도가 빨리 안 올라갑니다.
니로나 코나, 스파크EV 같은 경우는 이 부분에서 강점을 보이는데
볼트EV는 여기서 취약점을 드러냅니다.
스파크EV가 안 그런 걸 보면 원가절감이 진짜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쉐보레는 배터리 수명 때문에 그렇다고 변명을 하나
장사치 말을 곧이곧대로 다 믿으면 바보죠.
4. 집밥 유무(or 아파트 주차장 기둥 콘센트 유무)
지하 2층 주차장과 벽면에 콘센트가 있어서 파워큐브 같은 이동형 충전기를 쓸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조건이죠.
아파트에 완속이나 급속 충전기만 있고 각 기둥에 콘센트가 없다면 좀 애매합니다.
아파트 완속, 급속 충전기는 상당한 확률로 내연차량에 의해 점거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아파트 주차장의 경우 내연차량이 충전구역에 있어도 신고해봐야 벌금도 안 때립니다....
법적으로는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경우, 연장 케이블을 사서 점거한 내연차 앞에 이중주차하고 충전하거나
상황에 따라 다른 내연차를 동원해서 알박기를 하는 식의 대처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이래저래 피곤한 방법이죠.
'연장 케이블을 사서 점거한 내연차 앞에 이중주차하고 충전'하는 경우
이걸 몇 번 반복하다보면 그 내연차는 더이상
안 하게 될 수 도 있겠지만,
학습이 안 된 또 다른 내연자동차가 충전구역을 점거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습니다...
공용 급속 충전기를 쓰다보면 한국사회 시민의식이 아직 멀었다는 걸 잘 알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부 공용 충전기에만 의존한다면 별의별 황당한 경우와 덜떨어진 시민의식을 경험할 확률이 상당히 올라갑니다.
충전 스트레스!
이거 진짜 무시 못 합니다.
5. 주행거리
파워큐브 같은 이동형 충전기의 경우 2년 의무사항에다 월 1.1만원 기본료가 있기도 하고
연 평균 주행거리가 짧으면 좀 애매합니다.
파워큐브 안 쓰는 경우는 뭐 그나마 고정비용 지출은 없겠지만, 주행거리도 얼마 안 되는데
괜히 비싼 차 산 거일 수도 있지만
이 부분은 전기차 자체가 좋아서 산다고 하면 할 말 없는 부분이죠.
꼭 경제성으로 전기차 사야한다는 법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돈이 많으면 호기심과 취향으로 살 수도 있는 거죠.
밟는 순간 바로 터져나오는 최대토크나 저중심에서 오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편도 2km 같은 극단적인 단거리 운행 시에 오히려 전기차 더 좋기도 합니다.
내연차 타면서 달랑 편도 2km 운행하고 시동 끄는 패턴이 주요 운행패턴이라면
그 내연차는 정상 컨디션으로 달린 적이 거의 없는 차죠......
반면 전기차는 이렇게 운행해도 상관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 사커맘들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죠.
6. 장거리주행 빈도
이건 좀 예외적이지만 하루 200km 이상씩 장거리 운행을 한다치면
매일 풀충전이 가능한 여건인지 잘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건만 되면 전기차 사서 유류비 절감으로 본전 제대로 찾아먹는 사례가 되겠죠.
이경우 개인 완속 충전기가 있다면 좋을 거 같습니다.
고속도로 충전기는 그렇게 믿으면 안 되는 것이
지금까지는 각 휴게소당 수량이 평균 2기정도로 적고
고장이 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먼저 충전 중일수도 있구요.
고장이나 충전 상황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긴 한데(www.ev.or.kr)
100% 믿을 순 없습니다.
믿고 갔다간 당신이 이 충전기 고장났다고 신고하게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죠!
7. 수리비
코나, 니로는 내연차량이랑 외판, 새시를 필두로 다양한 부품을 공유하니
아무래도 수리비면에서 유리한 거 같습니다.
볼트EV는 전기차 전용차량이다보니 크기 대비 내부공간에서 좀 이점이 있을 뿐
펜더, 도어 같은 전기랑 전혀 상관 없는 것까지도 죄다 전용부품이 되어 버립니다.
한국에서 생산한 부품인데 미국까지 갔다가 다시 한국으로 오는 장대한 삽질을 한국 GM에서 하고 있는 중이라
부품가격이 미국에 비해 2배가량 비쌉니다.
일례로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서
미국에서 18만원에 파는 사이드미러를
국내에서는 한국GM이
무려 37만에 팝니다.
※ 18만원인 미국판매가에는 한국→미국 수출 시의 물류비용, 통관비용 다 포함된 거겠죠? ㅎㅎㅎ
아~ 진짜...
게다가 볼트EV 보험 상으로도 수입차이고
실제로도 수입차라서 수리기간도 많이 걸립니다...(근데 수입차 프리미엄은 전혀 없죠 ㅎㅎㅎ)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나오기도 하구요.
예를 들어 휠 하나에 80만원인데 무슨 경량단조휠도 아닌게 이 가격이라니 정신나간 거죠...
수리비 보험으로 처리한다지만, 무슨 사고가 항상 내 과실 0%로 나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암만 조심해도 뒤에서 와서 박기도 합니다.
주차하다가 자기 혼자 사고 낼 수도 있구요.
볼트는 부품 수급 땜에 수리기간이 한 달 넘기는 경우가 자주 있는 거 같던데
이러면 한 달이상 본의 아니게 다시 내연차 타게 되는 경우도 생기죠.
물론 이경우 연료비를 보험사에서 챙겨준다지만 이것도 본인이 요구해야 주는 경우가 많구요.
볼트EV는 비싼 부품값과 공임비 때문에 사고 한 번 나면
유류비 절약한 게 한 방에 훨훨 날아가기에.
경제적인 이유로 전기차를 타겠다면 볼트 EV는 한국에선 비추입니다.
제가 볼트 EV를 타고 있지만
전 제가 사서 쓰는 물건이라고 무조건 쉴드치는
그런 XX같은 빠돌이 짓을 혐오하기 때문에
누가 저한테 볼트 EV 어떠냐라고 물으면 일단 "볼트EV 안 좋다"라는 얘기로 답변을 시작하곤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