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병이 나쁜 이유 - 사진가의 경우

사진도 도구이고, 카메라도 도구이죠.



돈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타인에게 전하고 싶다면,

소설가는 '소설'이라는 '도구'를 쓸 텐데 요즘엔 '노트북'이라는 '도구'를 쓰겠죠.

반면, 사진가는 '사진'이라는 도구를 쓸 것인데, 요즘엔 '디카'라는 도구를 쓰겠죠?



근데 소설가가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노트북 바꿈질에 빠지는 거 허허~ 뭐 그럴 수 있죠.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요.

이 소설가의 노트북 바꿈질에 대한 평가는 

여기서 자신의 정체를 무엇으로 정의하는 가에 따라 달라지는 면이 큽니다.

추구해야할 본질이 자신의 정체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즉, 소설가라면 소설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한 것이죠.

반면, 노트북 수집가면 같은 노트북도 몇 개씩 더 사고 더더욱 비싼 거 사고 ...  기념비적 모델도 사서 모으고

(하지만 인격적으로 성숙한 노트북 수집가라면 싸구려 노트북 쓰는 사람 앞에서 어깨에 힘주거나 무시하진 않겠죠)



만약 소설가라면서 소설보다 노트북 사서 모으는데만 집중하고 그 노트북으로 소설을 제대로 쓰지 않아 

자신의 작품세계가 정체에 빠지거나 퇴보한다면

이건 전혀 바람직하지 않죠.

여기서 더 나아가 소설가가 비싼 노트북 사서 이걸로 카페가서 어깨 쫙 펴면서 자랑하고 

저렴한 노트북 쓰는 사람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것에 즐거움을 얻는 다면......

이는 소설가의 본질과 너무나 동떨어진 행태인 것이죠.




위 문장에서 단어 몇 개만 치환해버리면 사진도 비슷하게 적용가능합니다.

요는 본질이 무었이냐? 

어떤게 좀 더 본질에 가까운 것이냐?에 대해 되뇌이며 이를 잊지 않는 거죠.

굳이 따지고 들면 노트북보단 소설작품이 메시지라는 본질에 좀 더 가깝긴 합니다.
(노트북 -> 소설 -> 메시지 )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장비 값으로 남을 무시하거나 자랑하지 않는 것이죠.

장비병 환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장비값으로 사람 무시하는 행태를 잘 보이는다는 거죠.

자동차에서 이런 거 또 특히 많이 느끼죠 ㅎ

아파트도 그렇구요.  세계적으로 아파트에 회사 브랜드 붙여서 그걸로 우열을 따지는 행태는 정말 흔치 않죠  ㅋㅋㅋ 

외국인들한테 한국에는 아파트에도 나이키나 아디다스처럼 브랜드가 있다고 하면 신기해 하죠 ㅎㅎㅎ


이쯤되면 한국인 종특인가 싶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지가 중형차 탄다고 경차 무시하는 사람이

카메라에 입문하면 지가 FF쓴다고 똑딱이 유저를 무시 하는 거죠 ㅎ

사람이 안 바뀌니 뭘 하든 같은 거구요.


근데 생각해보니

나 사진 잘 찍는다고 못 찍는 사람 개무시하는 것도 좀 재수 없네요 ㅎㅎㅎ

참고로 여기서 못 찍는 사람들도 두 부류로 갈라 볼 수 있겠네요

(장비병환자라서 못찍는 사람 / 장비병은 아닌데 그냥 '사진'입문 직후라서 못찍는 사람)

참 이것도 간단치가 않네요 ㅎ


저는 돈이 없어서 제 포지션을 사진가로 정했구요.

테크닉도 후달려서 테크닉보단 아이디어와 주제선정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생은 돈이 없어서 장비질은 도저히 못 할 것 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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